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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질랜드 워홀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여자혼자 농장 일자리 구하기

by 푸린01 2020. 11. 26.

혼자 떠난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시티에서 5개월 간 5가지 일을 하면서 뉴질랜드 생활에 익숙해졌을 즈음, 인천발 오클랜드행 비행기에서 했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꼭 다른 나라 친구들과 농장 일을 해봐야지!'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여자혼자 백패커에서 농장 일자리 구하기. 오늘의 포스팅 주제입니다 :)

오클랜드 - 타우랑가 버스 이동

뉴질랜드에 도착해서부터 저의 정착지는 줄곧 오클랜드였어요. 오클랜드 시내, 알바니, 노스코트, 다시 퀸스트릿 시내로 이사를 다녔습니다.

이제는 적응이 된 오클랜드를 벗어날 생각을 하니 아쉬웠고, 새로운 지역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지인들도 고생만 할거라며 가지 말라고 말렸어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저는 농장일을 찾아 타우랑가로 떠났습니다.

 

떠나기 전, 혹시나 하고 커뮤니티에 동행을 구하는 글을 올렸어요. 그리고 저처럼 타우랑가에서 농장일을 구하는 워홀러 한 명과 함께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를 타던 날, 오클랜드 시내에서 친해진 현지 친구가 마중을 나왔어요. 짐을 들어주고 굿바이 인사도 하고 정말 오클랜드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타우랑가 백패커 생활 시작

미리 예약해 둔 타우랑가 백패커에 도착했어요. 배정 받은 방은 8인실 룸. 남자 7명, 여자는 저 1명이었어요. 혼숙을 처음 했을 때는 너무 당황스럽고 무섭기도 했는데요.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그들에게는 흔한 문화인 것 같더라구요. 오히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동양인으로 보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쿨해지기로 했어요. 그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내니, 저도 아무렇지 않게 되더라구요.ㅎㅎ

 

도착해서는 며칠 간 비가 왔어요. 꿉꿉한 냄새와 공기, 빗소리, 어둑어둑한 실내는 잠을 자기에 참 좋았어요. 또 생각보다 남자들과 한 방을 쓰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어요. 급할 때를 제외하고는 위층에 있는 여자 전용 샤워시설을 이용했어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한국인의 힘. 밥이요..저는 요리에 젬병이에요.

 

주변에 중국마트가 있긴 한데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뉴질랜드에서 불요리를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음식이 타서 연기가 센서에 닿으면 사이렌이 울려요. 그러면 벌금을 내야해요. 제가 한 번 울린 적이 있던 터라 음식하기가 더 무서웠던 것 같아요. 게다가 워낙 깔끔을 떠는 성격이라 공용 부엌에 있는 조리 기구들에도 거부감이 느껴졌어요.

 

근데 먹고는 살아야 겠는지 자연스럽게 한국인을 찾게 되더라구요. 정말 운이 좋게도 요리를 잘 하는 언니, 오빠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이 숙소 내에 총 5명의 한국인이 지냈던 거예요.

 

농장일 구하기 - 농장 컨택

농장일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메일로 농장에 컨택을 하든지, 직접 찾아가서 컨택을 했어야 했어요. 차가 없는 뚜벅이 워홀러였던 저는 우선 이메일로 인근 농장에 전부 컨택을 했어요. 개중에는 답장을 해주는 곳도, 안 해주는 곳도 있었어요. 그런데 답장을 받아도 이미 자리가 찼으니 다음에 연락달라는 내용이었답니다.

 

"안 되겠다. 직접 가야겠다."

 

그래서 저는 백패커 내에 머무는 다른 외국인 투숙객들에게 다가갔어요.

 

참고로 저는 매우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에요. 먼저 다가가거나 여럿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용기를 냈어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식당이나 거실에 가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먼저 말을 건네오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러자 제게도 사람들에게 다가갈 용기가 나더라구요. 그렇게 친구들을 사귀어 갔습니다.

 

거실 쇼파에서 한 독일 친구를 만났어요.

 

"너도 일 구하고 있니?" 친구가 물었어요.

"응. 너도?" 대답했어요.

"응. 내일부터 친구랑 차로 돌아보려고. 너는?"

"나는 차가 없어서 차에 자리가 남는 친구를 구해야 될 것 같아."

"오 잘 됐네. 방금 만난 남자애가 자기 차에 한 자리 남는다고 했어. 소개시켜 줄까?"

 

이렇게 저는 한 친구를 소개 받았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어요.

 

"차를 태워줄 수는 있는데.. 공장에 일자리가 있을지 모르겠어. 먼저 메일로 물어봐. 자리가 있다고 하면 내 차로 같이 다니자."

 

이 날 저녁, 공장에 이메일을 보냈는데 딱히 답장은 못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메일이 나중에 큰 행운이 되었답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전날 만난 독일인 친구와 프랑스인 친구차를 얻어 타고 공장에 컨택을 하러 다녔어요. 공장들은 하나 같이 "지금 당장은 일이 없어. 자리가 생기면 말해줄게." 라고 했어요. 그리고 이틀 정도 지났을까? 다른 공장을 또 돌아보고 있는데 제 폰으로 연락이 오더라구요!

 

"체리니? 여기 키위 공장이야. 너 출근할 수 있니?"

 

오마이갓...이런 희소식이!

 

"물론이지!!!"

"좋아. 그럼 오늘 점심 때 계약서 쓰러 올래?"

"너무 좋아. 그런데 나 일행이 있어. 우리는 총 5명이야. 다 같이 가도 될까?"

"흠...잠깐만"

 

제발 같이 붙여 줬음 좋겠다. 우리 같이 노력했는데..! (중간에 생략된 인종차별 비스무리 한 일이 있긴 했지만)

 

"독일인 베로니카, 프랑스 00, 이탈리안 00, 한국인 00 맞니?"

"맞아. 내 친구들이야. 우린 팀이야."

"오케이. 다 같이 와. 이따 보자."

 

오예. 너무 기쁜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알렸어요.

"너희 어디야? 우리 잡 구했어!"

비하인드 스토리

그런데 왜 5명 중 저에게만 연락이 온 걸까요? 아까 말씀드렸던 이메일 컨택 기억 나시나요? 바로 그 메일 때문이었습니다.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안녕하세요. 백패커에서 함께 생활 중인 친구가 귀사(농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 친구 차에 한 자리가 남는다고 해서 연락드립니다. 같은 시간에 저를 고용해 주시면 내일부터 당장 출근 할 수 있어요!"

 

이게 우리가 공장일을 구했던 스토리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공장 알바의 하루, 일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 자세히 작성해 볼게요! 지금까지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여자혼자 농장 일자리 구하기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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