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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영화리뷰

넷플릭스 일본 영화 추천 행복목욕탕 타쿠미

by 푸린01 2021. 12. 26.

큰 줄거리

이 영화의 메인 주인공은 후타바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자기 배로 낳지 않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집 나간 남편을 대신하여 가사와 노동을 도맡아 하는 슈퍼우먼이다. 그녀는 모든 등장인물과 깊은 관계를 맺지만 오늘은 내가 가장 동일시 되었던 '타쿠미'라는 히치하이커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한다. (+ 마지막에 관람 포인트도 콕콕!)

 

 

 

자아를 찾는 타쿠미

주인공 후타바는 상대의 아픈 마음을 보고 가장 효과 있는 약을 건네는 사람이다. 그녀를 만나면 누구든 감사함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계산 없이 무언가를 해주려고 한다. 나는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도 히치하이킹을 하던 청년이 기억에 남는다.

 

"목적지가 어디예요?"

“없어요.”

 

그는 목적지도 기한도 없는 여행 중이다. 어딘가로 가고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언제 도착하는지는 모른다. 그는 “목적지나 목표가 있으면 그 방향으로 가야 된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크게 공감했고, 내 삶의 태도와 유사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학부 전공을 정할 때도 가장 애매하고 포괄적인 전공을 택했다. 내가 걸어갈 길을 정해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 내내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면서 내가 보는 세상을 넓히려고 했다. 모든 순간, 모든 경험이 즐거웠고 유익했다. 다음에는 어떤 것을 할까 기대가 됐다.

 

그런데 지금은 그 애매모호함이 설렘보다는 혼란으로 느껴지는 때가 많다. 마찬가지로 극 중에서 ‘목적지가 없다’고 말하는 청년의 표정은 설레기보다는 암울해 보였다.

 

이 청년에게 후타바는 “당신은 일본의 최북단으로 가야 해요. 그게 당신의 목표예요.”라며 청년 안에 존재하고 있던 목적지를 꺼내어 말해준다. 이내 암울했던 청년의 얼굴이 맑게 갠다.

 

출처: 넷플릭스 '행복 목욕탕'

 

 

히치하이커가 될 수 있을까

혼자 해외여행을 하다가 히치하이킹을 했던 적이 있다. 차비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청년처럼 목적지가 없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나는 모험이 해보고 싶었다. 한 시간 동안 엄지를 치켜세우고 서서 여러 운전자들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했던, 그 짜릿하고 떨렸던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때 온전히 살아있었다.

 

청년이 마구잡이 여행을 나서지 않았다면 히치하이킹을 70번 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후타바를 만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종착지를 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마음을 따라 우선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목적지가 있어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혼돈의 여정 자체가 목적지인지도 모른다.

 

점점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보이지 않아 움츠러든다. 모험을 즐겼던 나는 목적지가 없어도 현재에 집중했는데. 지금은 자꾸 미래를 보려 한다. 다시 히치하이커가 되어야 할 때인 것 같다.

 

 

관람 포인트

영화에는 자아를 찾아 나선 타쿠미 외에도 엄마에게 버림 받은 아이,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인물들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힐링 받을 수 있는 드라마 장르이다. 이 영화를 볼 때는 자신이 어떤 장면에서 어떤 인물에게 화가 나는지, 어떤 인물에게 특히 이입이 되는지 의식하면 영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탐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언가가 걸린다는 것은 내 안에 그것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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